아들아,

좋은 글이란,돈을 벌기 위해서 쓰는 글이 아니란다....

내가 체험한 인생의 족적,내가 삶의 조건들과 싸우며 앞으로 나아 가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란다.

화려한 수식어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그런 글이 아니라,남의 생각을 베낀 것이 아니라

내 삶이 어떤 것인지 내가 체험한 세상이 어떤 것인지 그걸 기록한 것이 좋은 글이란다.



내 유전자,내 성품을 너무 많이 물려 받아서 어릴 때부터 유달리 글쓰기로 두각을 나타내던 둘째가 ,사뭇 진지하게 에미인 나에게 물었다.좋은 글이란 무엇인가? 이 당시 아들은 중3 쯤 되었고,아들은 종종 글쓰기 대회에서 우수상 따위를 타 오고 있었기에,나는 속으로 피는 못 속이는구나.너도 결국 문학이란 허접한 세계에 맛을 들이려는 걸 보니..!!! 어차피 아들아 너도, 에미처럼,그렇게 네가 반드시,한번은,거쳐 가야할 청소년기의 유혹을 통과하는구나......

물론 그 당시,나는 그 아이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 질문은 나에게,너무나 무방비상태라서,

으음...좋은 글? 하며 더듬거렸던가?

정확한 기억은 없이 내가 또렷하게 기억하던 나의 기분이란,그저..씁쓸함...혼란스러움...

나에게 문학이란, 혹독한 인생여정에서,반드시 한번은 통과해야만하는 낭만에 불과했다.

인간이 무엇인지도 모르며,삶이 얼마나 가혹하고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인지 모르면서,그저 눈에 보이는대로,세상을 심판하는 철부지,마치 자기자신은 완전한 인간인냥,정의의 사도인냥,전지전능한 신인냥, 타인들을 재단하고 비판하몀서도,막상 자기가,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지닌 영혼인지,세상의 온갖 유혹 앞에서,너무나 쉽게 무너지고 말, 문제투성이 인간인지, 스스로를 알아 볼 능력이 안되는 철부지...그런 그를 유혹하는 문학의 정체를 인식했던 20대의 나,그래서 나에게 버림받은 문학이 다시 내 아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어떻게 너는,네 에미가, 한 때는,좋은 글을 쓸려고 했던 사람이란걸 알아 봤을까?.

...  내 청춘의 혹독한 체험에 관하여 단 한번도 내 입으로,이 세상의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보지 않고 꼭곡 봉인한 채 묻어 두었던 나의 문학성..세속에 적응이 안되는 이단성, 행여 누가 그걸 알아 본다면 수치스런 나의 부위를 들킨 것만큼,천성적인.불온성,이단의 냄새를...그걸 너는 어떻게 알아보고 내게 좋은 글이란 무어냐고 묻는걸까?


그렇게 대답하지 못했던 그 질문에 대한 답....

아들아 이제야 하는구나...

글 쓴답시고,자신을 세상이 알아보지 못하는 불운한 천재라고 자신을 포장하며,제발 백수는 되지 말길.



집회서 제20장


때에 맞지 않는 책망이 있고 현명함을 드러내 주는 침묵이 있다. 성을 내는 것보다 꾸짖는 것이 얼마나 더 나은가?자기 잘못을 솔직히 고백하는 이는 수치를 면하리라.폭력으로 정의를 실천하려는 자는 욕정에 사로잡힌 내시가 처녀를 범하려는 것과 같다.침묵을 지키면서 지혜로워 보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말이 너무 많아 미움을 받는 자도 있다.

대답할 줄 몰라서 침묵을 지키는 자가 있는가 하면 말할 때를 알고 있어서 침묵을 지키는 이도 있다.지혜로운 사람은 때를 기다리며 침묵하지만 허풍쟁이와 바보는 때를 놓친다. 말 많은 자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권위를 내세우는 자는 미움을 받는다. 꾸지람을 들을 때 회개하는 태도를 보이면 얼마나 좋은가! 그러면 일부러 죄를 짓는 일이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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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s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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